일상

요즘 화장품 판매의 실태

동네형아 2014. 3. 19. 18:10

 

2013년 전화가 한통 울려왔다.

 

직원: 어머 안녕하세요. 어머니~ 그동안 무탈하셨어요? 다름이 아니고, 이번에 저희 회사에서 특가로

내세우고 있는 강력추천 제품이 있어요. 어머니~ 어떻게...화장품 바르기 딱 좋은 날씨다... 어머니, 저희가

물건을 사라고 말씀드리진 않아요. 대신 물건을 써보시고, 괜찮으시다 싶으시면 물건을 사시면 되시는 거에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엄마: 응.

 

직원: 어머, 어머니 시원하시다~ 그럼 물건 보내드릴테니 주소 불러 보세요~

 

엄마: 근데 보내주는건 공짜로 써도 되는 거지?

 

직원: 어머, 당연하죠. 어머니~ 써보시고 괜찮으시면 연락주셔서 비용 지불하시면 되요~

 

엄마: 알았어 그럼. 주소는... 대한민국 현란한 니주가리 씹빠빠 3동이여.

 

 

지금까지의 대화를 보면, 크게 이상한 점이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그것은 물건이 집에 도착함과 동시에 시작이 된다...

 

 

 

 

물건을 받았다.

당연히 테스트 제품이 들어있겠지?

 

 

 

설명서가 들어있다.

잘 읽어야 피해가 가지 않는다.

근데...쥐똥만한 거 한개랑, 큰통이 하나 보인다?

 

 

첨엔 둘다 샘플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무작정 큰 것도 뚜껑을 열어보려 했으나,

혹시나 싶어 설명서 부터 읽어보았다.

 

 

설명서엔 옆에 저 코딱지 시빠빠 만한게 샘플.

써보고 좋으면 옆에 부피가 큰 화장품을 사용하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가격대는 50만원 선으로, 남자인 나로서는 납득이 안되는 가격이었다.

 

 

자. 과연 여기서 문제점은 무엇인가...

 

판매당시 본품과 샘플을 같이 보낸다는 말은 없었다. (녹취록 입수)

그러므로 만약 설명서를 자세히 읽지 않았다면, 저 본품을 뜯었을터이고,

결국 화장품을 사야만 하는 결과가 발생했을 것이다.

 

이것은 주관적인 추측이건데.

이 텔레마킹의 주요 고객층은 노년층이 중심일 것이다.

요즘 젊은층에 비해 의심이 적고, 일단 글을 읽기 보다는 먼저 뜯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세대이기 때문에 화장품을 판매할 기회가 청년층에 비해 크기 때문이다.

 

본인의 어머니 역시 칠순을 넘기셨으며, 설명서를 주의 깊게 읽지 않으셨다.

만약 내가 퇴근을 늦게 했다면, 돈 50만원을 듣보잡 화장품에 던져줘야 했을 것이다.